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이다. 강렬하게 인상에 남은 단편적인 경험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기억하지 못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쁜 기억력으로 공부는 어떻게 하였는지 물어오는 사람이 간혹 있다. 공부를 위한 기억은 관계짓기¹와 반복의 문제이다.

기억을 잘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리뷰를 해야 한다. 내용을 단 한 번만 보고 이를 모두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는지 시험을 보는 것이다. 기억을 시험하는 것이 기억을 더 강하게 해주는 것은 여러 차례 입증되었다.

내용을 다시 돌아볼 때, 리뷰하는 간격을 늘려가며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있다. 이를 분산 반복spaced reptition이라 한다.² 분산 반복을 도와주는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Anki를 사용하고 있다. 분산 반복이라는 거창한 말을 썼지만 결국에는 플래시 카드에 앞장과 뒷장을 두고 앞장에 질문을 뒷장에 정답을 적어둔 것에 불과하다. 다만 소프트웨어가 카드의 주기를 적당하게 자동으로 벌려준다는 점이 수작업과 다를 뿐이다.³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서 넣고 이를 꾸준히 리뷰하기만 하면 굉장히 길게 기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⁴ 다만 주의할 점은 이는 기억을 위한 도구이지 학습을 위한 도구는 아니라는 점이다.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분산 반복과는 별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이해한 것의 기억을 길게 해주는 도구로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어떻게 질문과 답변을 구성하는지도 중요하다. 이는 20 rules of formulating knowledge in learning을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