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ctive, Iconinc, Symbolic
Feb 15, 15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큰 주제를 이루는 작은 아이디어와 개념을 시각화하고 조작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제롬 브루너의 발달 심리학에서는 표현 방식을 작동적enactive, 영상적iconinc, 상징적symbolic의 세 가지로 나눈다. 각각은 간단히 말하자면 행동을 통한 생각, 보는 것을 통한 생각, 언어나 논리 추론 등을 통한 생각 정도에 대응된다. 이 세 상태는 느슨하게만 단계적이고 서로 넘나들며 변환할 수 있다.
위의 관점에서 다양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다 보니 비슷한 구조를 지닌 것들이 눈에 밟히게 된다. 최근 톰 우젝Tom Wujec의 TED 강연 Got a wicked problem? First, tell me how you make toast를 보게 되었다. 강연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보여주는데, 이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종이와 펜을 건네면서 언어를 사용하지 말고 토스트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한다.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결과를 내놓지만 대부분의 결과물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토스트를 만드는 단계를 정점과 간선을 활용한 그래프 형태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문제를 풀 때 적절한 축을 잡아서 커다란 문제를 여러 개의 작은 문제로 분해하고 그 관계를 기술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 흥미로운 것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포스트잇을 나눠주면 설명이 더 구조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더 많은 논리적 단계를 이루지만 세밀하면서 명료하게 변하게 된다. 이는 포스트잇을 활용하면 종이에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에 비해 훨씬 개념의 조작이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포스트잇의 순서를 바꾸거나 새로운 포스트잇을 한 장 더 추가해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고정된 그림을 수정하는 것에 비해 훨씬 쉽다.
문제를 풀기 위해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방법은 일견 원시적인 접근 방법 같지만 작동적, 영상적, 상징적인 세 가지 표현 방식을 전부 활용하게 된다. 독후감에서 언급한 글의 조작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개념의 조작과 시각화를 도와줄 수 있는 도구를 찾아보고 있는데 가능하면 큰 번거로움 없이 전자화가 되었으면 한다.1 아직은 다양한 실험이 필요한 수준이다. 지금은 제품 제작과 비슷하게 단계별로 다른 도구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다. 개념을 늘어놓고 탐색하는 용도로 Scapple을 써보는 중이고 어느 수준 이상으로 윤곽이 잡히면 바로 문서 편집기로 이동하고 있다. 만약 더 긴 글을 써야 한다면 Scrivener를 써볼 것 같다.
Livescribe에서 포스트잇이 나오긴 했는데 이건 조금 오버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Livescribe Sticky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