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구를 활용하는 동물이다. 다른 분야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나는 프로그래머로서 일하면서 다양한 도구를 손에 익히는 것의 중요성을 매우 크게 느끼게 되었다. 당장 편집기가 얼마나 강력한지, 해당 편집기가 손에 충분히 익었는지 아닌지는 쉽게 수십 배의 생산성 차이를 가져다준다.

나는 생각을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에 관심이 있다. 예전에 글을 통해서 생각의 정리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글은 생각을 위한 도구이다. 진지하게 글을 쓴 지 꽤 된 것 같지만 여전히 글쓰기를 활용한 생각의 정리 및 확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즉,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 같다. 도구의 숙달이 달인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무척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일 테지만 비단 하나의 도구의 달인이 되어야 다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

우리는 작업을 하면서 단순히 편집기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방향에서 도움을 주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게 되는데, 생각의 영역에서도 비슷하리라고 본다. 요즘에는 다른 생각의 도구를 살펴봄과 동시에 내가 활용하는 도구인 글쓰기를 뜯어보고 있다. 지금 살펴보는 측면은 시각적인 생각과 객체의 조작이다.¹

글을 작성하면 여러 모듈을 내 마음대로 조작하며 순서를 변경하고 서로의 관계를 엮는 연습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개념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글 자체는 최종적으로 직선적인 구조를 지니게 되지만 이를 만드는 과정은 그렇지 않다.²

글이 말과 생각의 도구로서 크게 다른 점으로 글은 시각적으로 구체적인 정보를 살펴볼 수 있고, 객체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한 고민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 여력이 될 때 관련 연구를 찾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