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rain

Harmless stuff is for the weak.

독서

Jan 04, 15

책을 읽는 것에 부채를 느낄 수 있다. 많이들 그러하듯 과거에는 한 주에 한 권씩 책을 읽겠다며 신년 계획을 세우곤 했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접근 방법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책을 읽을 필요는 전혀 없다.

이제는 책을 대할 때 훨씬 자유롭다. 책을 읽는 이유는 필요성 혹은 재미의 두 가지뿐이다. 내가 직업적으로 알 필요가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은 필요하니까 자연스레 읽게 된다. 이를 제외한 모든 책은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읽는다. 제목이 재미있어 보이거나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으면 큰 고민 없이 책을 산다.1 더 교양을 쌓겠다느니 남에게 잘난 척을 하고 싶은 마음 등은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재미이다. 그렇기에 읽다가 지루해지면 다른 장으로 부담 없이 넘어간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

The competitive habit of mind easily invades regions to which it does not belong. Take, for example, the question of reading. There are two motives for reading a book: one, that you enjoy it; the other, that you can boast about it.

Men and women appear to have become incapable of enjoying the more intellectual pleasures.

적어도 내 경우에는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재미를 추출하는 능력이 더 길러진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어봐도 어려운 책은 여전히 어렵다. 그 자체를 음미하고 재미를 뽑아낼 수 없다면 독서는 그저 고된 일에 불과하다.


  1. 장서와 독서에서 썼다시피 나는 읽지 않을 책을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014년 아마존에서 구매한 킨들용 책은 총 $1,000를 약간 넘는다. 종이책도 몇 권 샀고, 한국어 e-book도 몇 권 샀지만 $1,500를 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중 읽은 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구매하지 않았다면 전혀 읽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