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rain

Harmless stuff is for the weak.

Metamorphosis

Dec 07, 14

과거 대학 입학 면접 문제로 곤충의 변태 과정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곤충의 변태 과정에 관해 설명을 해야 했는데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줄 몰랐기에 문제에 제대로 답변을 할 수 없었다. 어떤 종류의 물질이 나와서 변태를 촉진할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그러자 그 물질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왔다.

질문의 답은 호르몬이다. 과거 기억을 떠올려보면 호르몬과 관련된 공부를 하긴 했었던 것 같다. 호르몬의 특징으로 내분비선에서 분비되고, 특정 기관에만 작용한다든지 종 특이성이 없다는 점 등등의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은 단어의 나열을 외웠었다. 하지만 이런 이름만 외우는 식의 공부로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없었다. 왜 이런 식으로 공부했었는지 다시 떠올려보면 아무도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점도 있었고, 입시 공부라는 것이 갖는 한계도 있었던 것 같다.

제대로 된 공부라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단순히 개념과 개념 사이의 연결을 기억하는 해시 테이블만 만들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상적이라면 새로운 현상에 대해 공부할 때에도 큰 그림을 그리고 이로부터 유의미한 질문과 새로운 예측을 도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